버스 환기통속으로 밀려드는
아카시아향에
어슬픈 기억속의 당신 이름을
기억하려 애쓰는 내모습을 보았지...

고향을 등뒤로 하고
지금의 나를 향해 달리는 버스안
그속에서 잊혀진 지난날의 그녀를 생각하게 될줄이야

뽀얀먼지 속의
그때만은 그렇게 넓었던 운동장
지금은 나 하나만으로도 남지않을 그곳이 처음 생각나는건
아마 처음으로 나의 작은 세상을 만나게 되었기 때문일거야

나 어릴적
그녀를 만난건
어쩌면 호접의 꿈이었는지도
차마 말못하고 돌아서는 그때의 추억들이
어줍잖은 웃음을 자아내는 것은 사랑일꺼다

오래전 그날 다가서지 못하느 날
고개 돌려 바라만 보던 그녀
이제는 그 얼굴만을 그려볼 밖에

사랑의 이름으로
그녀를 기억하려 애써고
이제 다시 돌아갈수 없는 날들을
빛바랜 추억으로 묻어두는건 사랑일꺼다...

- 94.5.1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