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me】 시인의 마을

[노천명] 자화상(自畵像)

2016.02.26 17:38

admin 조회 수:88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못 자고 괴로워하는 성미(性味)는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했다.
꼭 다문 입은 괴로움을 내뿜기보다
흔히는 혼자 삼켜 버리는 서글픈
버릇이 있다. 세 온스의 살만
더 있어도 무척 생객나게 내 얼굴에
쓸 데가 있는 것을 잘 알지만 무디지
못한 성격과는 타협하기가 어렵다.
처신을 하는 데는 산도야지처럼
대답을 못하고 조그만 유언비어에도
비겁하게 삼간다.
대처럼 꺽이는 질망정 구리모양 휘어지기가 어려운 성격은 가끔
자신을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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