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이 되던 어느 날, 난 울면서 학교에서 돌아왔다. 얻어맞은 자국으로 얼굴은 시뻘겋게 부어 있었다.
또래 아이에게 맞았다고 어머니에게 털어놓았다. 어머니가 늘 충고하신 대로 같이 싸우지 않으려고 물러섰다
가 당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내 부은 빰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 애들이 너한테 뭐하고 했니?" "검둥이라
고 불렀어요." 그 말에 어머니의 얼굴이 차갑게 굳으셨고, 화를 내셨다. "너를 검둥이라고 부르는 사람한테 그
렇게 맞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알겠니? 잘 들어라. 물러서지 말고 같이 싸워야 한다. 그래야 해. 엄마가 아이
들하고 싸우라고 한 적 있니? 없잖아? 그렇지만 이건 다른 문제다. 네 소중한 삶을 위해 싸워야 한다. 그 누구
도 네 존재를 미천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일주일 뒤 어머니는 다시 내 코피를 닦아 주시고 멍을
쓰다듬어 주셔야 했다. 난 아이들과 싸웠지만 이기질 못했다. 너무 화가 나고 수치스럽고 또 혼란스러웠다. 그
날 일은 학교에서 일어났다. 그날 오후는 모든 게 지저분하고 더러워 보였다. 몇몇 아이들이 날 괴롭히기 시작
했고, 지독한 욕설을 퍼붓고 놀리며 도망가 버렸다. 난 그들이 날 못난 사람으로 느끼게 하려 한다는 걸 알았
고,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거라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리곤 아이들을 쫓아가 한 대 쳤다. 그렇지만 다시 두
대를 맞았고 얼굴을 긁혔으며, 아이들은 또 깔깔거리며 도망가 버렸다. 난 교과서를 들고 걷기 시작했다. 집
가까이 왔을 때 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제부터 꼭 싸울 거다. 엄마가 말한 대로 싸워서 이길 거다. 그래
야만 한다. 더 이상 코피도 흘리지 않을 거다. 난 결심을 했다. 엄마가 그런 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번만
은 나 스스로 결심을 한 것이다. 다시는 그 누구도 날 무시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난 강해져서 투지 있
게 싸울 필요가 있었다. 그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기였다.

- 어머니가 들려준 88가지 지혜 중에서(로렐브레닌 호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