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34년 겨울,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끄는 군대가 겨울을 지내기 위해 고르디움이라는 아시아의 한 도시에 안착했다.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알렉산드로스는 매듭을 푸는 사람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전해지는 ‘고르디오스의 매듭’에 대한 전설을 듣게 되었다.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알렉산드로스는 매듭을 풀어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끝내 밧줄의 끝을 찾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어떻게 하면 저 매듭을 풀 수 있을까?’ 그는 자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저 매듭을 푸는 규칙을 직접 만들면 되겠다.’ 그러고는 칼을 뽑아 그 매듭을 잘라 버렸다. 그리고 그는 아시아의 지배자가 되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패턴을 발견하기만 하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천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창조적 사고는 건설적일 뿐만 아니라 파괴적이기도 하다. 첫 장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잘 이용하는 것은 창조적 사고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 이것은 새로운 패턴을 만들기 위해서 다른 패턴을 파괴해야 한다는 의미다. 창조적 사고의 전략 가운데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알렉산드로스처럼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다.

내게는 정말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찾아가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내가 처한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나면 그는 늘 어겨도 괜찮은 규칙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는 내가 무의식적으로 많은 규칙에 얽매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무의식중에 어떤 가정들을 받아들이고 있다면 창조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내가 알고 있는 한 회사는 이 철학을 사훈으로 정해 놓기도 했다.

“이 사훈을 제외한 모든 규칙은 도전 받을 수 있다.”

- 생각의 혁명(로저 본 외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