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 가면 해표라는 동물이 있습니다.
이빨도 날카롭고 덩치도 아주 큰 놈 입니다.

이 해표들을 사냥하러 사냥꾼들이 해마다 북극에 갑니다.
해표는 보통 한 오백이나 천마리 쯤 모여서 살지만,
사냥꾼들은 딱 세명만 갑니다.

우선 그들은 해표가 모여있는 곳 근처에 텐트를 칩니다.
그리고는 해표를 하나씩 때려잡는 겁니다.
자기네와 가장 가까이 있는 놈 부터 잡죠.

그런데 자기 종족을 바로 옆에서 때려 잡아도
해표라는 놈들은 가만히 구경만 합니다.

사냥꾼들은 일하다 힘들면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고 잠도 잡니다
그렇게 천천히 해치우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며칠후엔 마지막 해표를 잡죠.

재미있는 것은 마지막 바로 전에도 해표는 죽었고,
이제 다음이 자기 차례인데도 마지막 해표는
구경만 했다는 겁니다...


- 열광(이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