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어떤 조직이 파멸하는 위기에서 벗어나 기사회생을 했거나,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면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볼지도 모른다. 그
조직의 리더는 누구인가? 그 사람은 경력은 어떠한가? 그 사람의 비전은 무엇이고 철학은
무엇인가? 그 사람이 사용한 전략과 전술은 어떠한 것인가? 그는 도대체 어떻게 사업을 그렇게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을까? 사람들은 왜 이런 것들을 궁금하게 여기고 중요시하는가?
그것은 바로 현재와 미래의 성공을 약속하는 리더쉽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시대와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강대국의 리더들을 어떻게 좌초시켰는가를 자주
보아왔다. 구소련의 고르바쵸프(M. S. Gorbachov)는 체제의 벽을 무너뜨린 위대한 인물로 존경을
받았었음에도 하루 아침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절벽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게리 하트(Gary Hart)는 스캔들 때문에 대통령 선거전에서
도중하차했어야 했고 설상가상으로 정치계에서 영원히 떠나야만 했다.
재계에서는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도 기업과 개인인 리더간의 운명적인 공생관계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탈리아의 민영은행으로서는 그 규모가 제일 큰 앰브로시아노(Ambrosiano)의
총재였던 로베르토 캘비(Roberto Calvi)는 리더만이 느낄 수 있는 고독과 불안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영국여행 중 런던의 블랙프라이어스(Black Friars)다리 아래서 목을 매어 인생의 모든
것을 청산하고 말았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GE)의 잭 웰치나 미국의 부시
대통령 같은 이들을 그들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리더로 만들고,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히틀러나 모택동 같은 이들은 그들만의 뛰어난 매력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기록된 가장
형편없는 리더로 만들었을까?
내가 아니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평범한
여러분들이나 나 자신도 다가오는 미래를 이끌고 갈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은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리더쉽이란 무엇인가?

이 세상에는 많은 조직이 함께 존재하고 있고,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목표, 규모, 혹은 성격이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조직에 동시에 몸을 담을 수 있다. 예컨대 교회나 성당, 사원과 같은
종교조직, 학교, 학원을 비롯한 교육기관, 자선단체나 정부 기관과 같은 비영리조직, 기업체와
같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 순전히 같은 종류의 스포츠나 취미를 즐긴다는 이유만으로
모이는 조직, 어떠한 경제적 목적도 없이 사교적으로 영위되는 조직 등등. 이렇게 성격이 다른
여러 조직에 한 사람이 동시에 속해 있을 가능성은 아주 높다. 여기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 조직들이 모두 목표가 분명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목표지향적인 여러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역할분담의 필요성이
있게 된다. 그러한 필요성은 자연스럽게 그 역할의 효과적인 조정을 위해 수십명,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나 되는 조직 구성원들을 이끌어갈 리더를 필요로 하게 된다. 간혹 리더가 없이
조직체가 운영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러한 일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대개의 경우 조직을
이끌 리더는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리더는 조직의 운영에 절대적이다 못해 현재의 번영은 물론
미래에서의 존재여부마저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리더가 없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조직체는 여간해서 눈에 띠지 않는다.
리더쉽 연구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자인 워렌 베니스(Warren Bennis)와 버트 나너스(Burt
Nanus)는 그들의 저서인 "리더들(Leaders)"에서 리더쉽의 부족이 조직의 생존기회를
감소시킨다고 말하면서 리더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오늘날 분명해지고 있는 변화의
가속화, 범세계적인 경쟁심화, 각종 정부규제의 완화, 신속한 경쟁대응력의 필요성 증대 등에
비추어 볼 때 중요한 지적이다. 조직의 생존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기복이 심한 환경속에서
리더쉽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놓인 문제는, 리더는 어떤 사람이고 리더쉽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한마디로 대답하기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리더란 글자 그대로
다른 사람들을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사람을 가리킨다. 즉 지도자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쉽이란 그와 같은 지도자들이 갖춰야 할 정신, 자세, 덕목, 자질 등을 포함하여 일컫는
포괄적이고 개념적인 말이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다소 딱딱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학자나 연구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이론적인 측면에서의 리더쉽에 대한 정의들을 살펴보자. 그렇게 함으로써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으면서 미래로의 리더쉽 안내에 길잡이가 될 개념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쉽이란 사기를 진작시키는 창조적이고도 직접적인 힘이다(Munson, 1921).
--리더쉽이란 리더가 부하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이끌어가는
과정이다(Bennis, 1959).
--리더쉽이란 조직 구성원들의 작업을 지시하고 조정하는 것이다(Fiedler, 1967).
--리더쉽이란 두 사람 이상의 사람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하는 관계의
존재이다(Hollander & Julian, 1969).
--리더쉽이란 사람들이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순응하는 대인적 관계이다(Merton, 1969).
--리더쉽이란 부하들을 변화시키고, 성취할 수 있는 목표의 비전을 창조하고, 그 목표들을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을 명확히 표명하는 것이다(Bass, 1985;Tichy & Devanna, 1986).
--리더쉽이란 바람직한 기회를 창조하도록 자원들을 집중시키는 행위이다(Campbell, 1991).

이상과 같이 리더쉽이 무엇인가에 대해 학자들은 제각기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고, 그 내용
또한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상응하여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어휘로
설명된 리더쉽에 대한 정의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의미, 즉 '조직의 공동
목적을 달성하도록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그것은
리더의 행동과 의식이 조직의 목적. 목표달성에 기울인 노력의 일환이라면 리더쉽의 일부라는
것을 의미한다.
에드윈 로크(Edwin A. Locke)는 그의 저서인 "리더쉽의 정수(The Essence of
Leadership)"에서 리더쉽의 개념에는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일반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리더쉽은 '관계'의 개념이다.
리더쉽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즉, '부하'가 있어야 리더가 있는
것이다. 부하가 없다면 리더도 없다. 그것은 왼쪽이 없으면 오른쪽이 없고 빛이 없으면 어둠도
없다는 논리와 같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이 당연함 속에는 당연하지 않은 규칙이
들어 있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부하들을 이해하고, 그들은 고무시키고, 그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평범한 원칙을 많은 리더들은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자주 잊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기업에 몸담고 있는 리더들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무심하거나 감각적이지 못한 경우, 소정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사례는
지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둘째, 리더쉽은 과정이다.
리더쉽은 단지 일정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 어떤 지위를 가지고서 그에 요구되는 것만을
수행하는 활동 이상의 어떤 것이다. 리더쉽은 주위의 조직 구성원들과 계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며, 따라서 하나의 상태에 고착되지 않는 리더,
즉 이끄는 이와 따르는 사람들간의 동태적인 역학관계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 경우, 어떤 사람이
리더쉽을 발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그의 비전, 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서 어떤 역할을
보여주는가와 그런 역할을 조직 구성원들이 인정하는가 하지 않는가를 비롯하여 이들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환경조건과도 관계가 있다. 따라서 리더는 사람과 사람간의
감정교류와 관계성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아야만 한다. 경험이 풍부한 리더라면 살아있는 경험을
토대로 해서 더욱 효과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 권한이 수반되는 공식적인 지위는 리더쉽의
과정을 크게 촉진시킬 수 있으나, 단순히 그 지위를 점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리더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셋째, 리더쉽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이끄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는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서 부하들의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 예를 들어 권한을
합법화한다거나, 모델을 세운다거나, 목표를 설정한다거나, 보상과 벌을 주거나, 팀을 만들거나,
비전을 전달한다거나 하는 등의 방법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란 비전이 설정되면
그 비전을 부하들에게 잘 이해시키고 그를 기반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의무의 주인공인 것이다. 다른 이들을 이끄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직접
배우게 되고 더욱 유능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리더는 함께 일하는 사람 모두를
자신의 길잡이로 여겨야 한다.

- 성공적인 뉴리더쉽(김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