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조절 장치 공업을 창시한 기사로, 현재 뉴욕의 캐리어 코펴
레이션 사장인 윌리스 H. 캐리어가 실행했던 방법을 말하기로 하겠다.

캐리어씨의 경험담은 이렇다.
"내가 버팔로우의 주물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 한 번은 크리스탈시에 있
는 판유리 공장으로 가스 정화 장치를 하러 갔었다. 그것은 가스에서 불순물
을 제거하여, 연소로 인해 엔진에 고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가스를 순화하는 방법은 아주 새로운 것으로서, 지금까지 꼭 한 번 다른 조
건 아래에서 시험되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내가 하는 일에 뜻하지 않는 곤란
이 일어났다. 장치는 어느 정도까지는 기능을 발휘했으나, 우리가 보증한 것만
큼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세차게 얻어맞은 것처럼
실패감에 사로잡히고 말았으며, 신체의 내부가 뒤틀리는 기분을 느끼면서 고
민 끝에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는 동안에 나는 쓸데없이 생각에 사로잡혀 보았자 아무런 소용
이 없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을 냈다.
그런데 운좋게도 이것이 들어맞았다. 나는 그 뒤 30년 동안이나 이 방법을
써오고 있는데,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실로 간단한 것으로서 다음의 3단
계로 성립된다.

첫째, 먼저 상황을 대담 솔직하게 분석하여, 그 실패의 결과로 일어날 수 있
는 최악의 경우를 예측해 보았다. 아무도 나를 감옥에 집어 넣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점만은 분명하다. 나는 일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내
고용주는 내가 애써 장치한 기계를 떼어 버리고, 지금까지 쏟아 넣은 20만 달
러의 비용을 손해볼지도 모른다.

둘째, 어쩌면 일어나게 될는지도 모르는 최악의 경우를 예측해 본 뒤, 나는
그것을 달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스스로에게 타일렀다.―이번 실패는 나
의 이력에는 오점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일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
나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고용 조건은 지금보다 나빠질지 모르지만 다시 새
로운 일자리를 구하면 된다. 또 고용주 측은 가스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새로
운 방법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니까. 2만 달러는 실험에 쓰여진 연구비로 생각
하면 그만인 셈이다. 이렇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예측하고 이것을
달게 받다 들이기로 결정한 순간, 실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나는 완전히
마음이 홀가분해져서 오랜 만에 평화로움을 맛볼 수 있었다.

셋째, 그 뒤부터 나는 이미 정신적으로 받아들인 최악의 사태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키기 위해 조용히 나의 시간과 정력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나는 당면한 2만 달러의 손실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으
려고 노력했다. 나는 여러 가지로 실험한 끝에, 다시 5천 달러를 부속 장치에
들인다면 잘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를 실행한 결과 2만 달러를 손
해보는 대신 1만 5천 달러를 벌었던 것이다.

만일 내가 내내 번민을 계속하였다면, 아마 이렇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 왜
냐하면 고민의 가장 나쁜 특징의 하나는 집중하는 능력을 잃게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최악의 사태에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정신적으로 받아들
일 것을 마음에 결심했다면 우리는 온갖 막연한 상상을 배제하고, 침착한 마
음으로 그 문제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벌써 오래 전의 일이지만 실로 도움이 되었으므로, 나는 언제
나 이것을 모든 일에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나의 생활은 완전히 고민으로부
터 해방되어 있다."

그러면 캐리어씨의 마술적인 공식은 어째서 심리적으로 그렇듯 귀중하며 실
제적인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고민으로 말미암아 눈이 어두워져서 손으로 더
듬으며 몸부림치던 회색빛 그름 속으로부터 세차게 끌어내려, 땅바닥에 단단
히 발을 딛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만일 발
밑의 지면이 단단히 받쳐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을 정리할 수가 있겠는
가?

응용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제임즈 교수가 세상을 떠난 것은 지
금으로부터 39년 전이지만, 만일 그가 지금 살아 있어서 이 최악에 임하는 공
식을 들었더라면 그는 진심으로 찬성했을 것이다.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느
냐 하면, 그가 제자들에게
"모든 일을 기꺼이 그대로 받아들여라. 왜냐하면 일단 일어나 버린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일은 불행의 결과를 이겨 내는 첫걸음이니까."
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학자 임어당도 이와 같은 의견을 그의 유명한 저서 <<생활의 발
견>>에서 말하고 있다.
「참다운 마음의 평화는 최악의 사태를 감수하는 데사 얻어지며, 이는 심리학
적으로 에네르기의 해방을 의미한다.」
확실히 그렇다! 심리학적으로 그것은 에네르기의 새로운 해방은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단 최악의 것을 받아들이고 보면, 그 이상 나쁜 사태는 일어
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이는 곧 모든 일이 그전보다 잘 되어진다는 말이다.
캐리어 씨도
"최악에 직면한 뒤, 나는 한결 마음이 차분해져서 오랫동안 맛보지 못했던
평화로움을 만끽했다. 그 뒤부터는 사물은 제대로 생각할 수 있었다."
라고 말하고 있다.
옳은 말이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분노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의 일생을
학대해 왔다. 최악의 사태를 받아들일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조금이
라도 좋게 고치려는 노력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자기들의 운명을 재건하여 보
려고는 하지 않고 <경험과의 치열한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멜랑콜리라고
불리는 우울증에 사로잡혀 버린 탓이다.

- 이렇게 인생을 열어 나가라.(D.카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