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어떤 일이든 그 일이 안 될 이유를 대자면 한도 끝도 없다. 늘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늘 하는 일마다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그 일이 처음부터 정말 안 될 원인이 있어서라기보다 스스로 마음속에 “아무리 해봐야 안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순조롭게 풀릴 일도 그 사람 손에서는 걸리게 마련이다.

일에 대한 열정이 온몸에 가득한 사람에게, 타고 난 재능만 믿고 콧대 높게 구는 사람은 당해낼 수 없다. 아무리 하늘이 내린 재능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것을 열정으로 갈고 닦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열정이 가장 최고의 가치를 발휘하는 때는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들 때다.


불가능을 커버하는 열정

현재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이레전자의 정문식 사장은 단돈 50만원으로 현재의 이레전자를 만든 사람이다. 전선가공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정사장은 전선을 가공하는 압착기를 사기 위해 고물상에 들렀는데, 주인의 중고 압착기를 한 대를 50만원 달라고 떼를 썼다. 당시 기계는 최소한 두 대는 사야 되는데, 정사장 수중에는 퇴직금 50만 원이 전부였던 것이다. 정사장은 “그러지 마시고, 고철로 가져오셨을 텐데 이쪽 거 하고 같이 두 대에 40만원에 주세요” 하는 말도 안 되는 흥정을 시작했다. 십분 동안 정사장과 주인의 실랑이가 이어졌으나 결국 고물상 주인은 정사장에게 손을 들고 말았다. 50만원에 두 대의 기계를 팔면서 주인은 한마디했다.

“젊은 사람이 그렇게 끈질긴 것을 보니 무엇을 해도 성공하겠수. 다음에 잘되면 대포나 한잔 사구려.”

이러한 열정은 종종 사업가나 오너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부각되긴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도 더없이 중요하다. 그것은 생활의 의욕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을 위한 도전에서 아주 중요한 자질이다.

세상사는 산 넘어 산과 마찬가지인 모습을 하고 있다. 지금 당장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가장 만만한 산을 향해 일단 도전장을 내밀자. 그러나 그 만만해 보이는 산조차도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게 세상일이다. 일단 오르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발 한 발 떼어 놓다보면 넘지 못할 산은 그렇게 많지 않다.


경험으로 다시 쓰는 ‘이론’

무슨 일을 시작하려고 하거나 어떤 일을 의논하려고 하면 S씨는 말머리에 “어떤 기사에서 읽었는데… 책에서 읽었는데 말야, 전문가들은 그러던데” 하는 류의 말들을 빼놓지 않고 하는 편이어서 최근엔 절친한 동료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내가 책에서 읽었는데 말야. 지난 번 방송에서 보니까 모 대학교수가 그러는데 말야. 자기들 그 신문기사 봤어? S씨, 이 말 하려고 한 거 아냐? 하나만 골라 잡아봐! 오늘은 셋 중에서 어떤 거야?”

이젠 아예 동료가 대놓고 먼저 S씨가 할 말을 가로채서 말하는 통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평소 신문이나 시사, 경제잡지, 책을 많이 읽는 편인 S씨로서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접한 정보를 나누려는 의도였는데, 이제는 아주 입에 밴 말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S씨가 이론이나 정보에는 밝아도 늘 행동에서는 굼뜨다는 사실 역시 직장동료들의 중론이다.

이론은 실전의 어머니다. 그러나 이론만 붙들고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시행착오를 각오한 행동과 실천이 오히려 무엇인가 제대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론은 그것 하나만으로 온전히 자기 것이 되기 힘들다. 그러나 실전을 통해 온몸으로 체득한 경험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온전히 자기 것이 된다. 이론에는 없던 것을 찾아낼 수도 있고, 조금 더 자신의 경험을 녹여 새롭게 응용할 수도 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이론이 아무리 훌륭한들, 제 몸을 움직여서 땀흘려 행동하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 전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