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은 없을 것이다. 코카콜라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다섯 가지 청량음료 중 네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매출액 가운데 약 3분의 2와 순익의 80%는 해외 시장에서 얻는 것이다. 이 회사는 정보기술을 이용
해, 전세계적인 브랜드 관리와 가장 중요한 기능인 사업기획 기능을 지원하는 정보의 흐름을 창출한다. 이는 탄산음료 사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코카콜라는 현재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걸쳐, 주스, 차, 커피, 스포츠 음료, 유가공 음료를 포함하는 16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1980년대 독자적인 e-mail 시스템을 갖추고 전세계적인 통신망을 구축한 최초의 기업 가운데 하나이다. 1997년 정보담당 이사인 빌 헤럴드(Bill Herald)는 자사의 정보기술이 회사의 사업 전략을 따라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 최초로 정보기술 전략 검
토회의를 주관했다. 검토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 그가 깨달은 것은, 코카콜라는 남들보다 앞서서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 종종 정보기술을 사업 개선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기보다는 가급적 통제해야할 비용으로 다루어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자각을 통해 코카콜라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즉 "얼마나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가"하는 측면에서 "전세계적으로 투자를 얼마나 늘려야 또다시 개혁을 단행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인가"하는 측면으로 바꾼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검토 회의는 세계 전역의 데스크탑 환경과 응용프로그램, 네트워크 운영 체계,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등 코카콜라 시스템의 전체 기술구조를 표준화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전세계적인 정보 흐름을 위한 코카콜라의 새로운 시스템은 연구, 브랜드 기획, 글로벌 마케팅 등에 관련된 제반 사업절차를 통합했다. 더불어 코카콜라에서 정보기술을 가장 많이 이용하던 곳은 회계부문이었는데, 이제는 마케팅 부문에 그 자리를 뻬앗겻다. 한때는 정보를 수집하는 가장 큰 동기가 비용 분석에 있었지만, 이제는 소비자와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만약 코카콜라가 브롱크스에 사는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의 반밖에 마시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다든지, 혹은 프랑스의 코카콜라 소비량과 벨기에의 코카콜라 소비량을 비교하고 싶다면, 마케팅 담당자는 마케팅 정보분석 도구
인 「Imform(Information for Marketing)」을 이용하여 자료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인종구성 비율, 가당음료와 탄산음료의 시장침투율, 브랜드 의존도 기타 인구통계 자료 등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Inform」은 닐슨 시청률(Nielsen:미국의 시장조사 회사 닐슨이 발표하는 TV 시청률)이나 포커스 그룹(테스트할 상품에 대해서 토의하는 소비자 모임), UN의 1인당 국민소득 등과 같은 출처에서 나오는 자료와 회사 자체의 영업 및 마케팅 출처에서 나오는 자료를 통합한다. 「Inform」은 또한 국가별이나 권역별, 그리고 브랜드 정보별로 마케팅의 동향을 보여주는데, 여기에는 시장 점유율이나 선호도 양상,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소비하고 구매하는 이유 등이 포함된다.

시장별, 유통경로별, 분기별, 지역별 영업자료도 「Inform」을 이용해서 볼 수 있다. 이 「Inform」은 특정 국가에서 기업이나 브랜드 선호도를 결정하는 방법에 관한, 1,000건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한다. 「Inform」을 이용하면, 가령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특정 지역에서는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매일 스프라이트(Sprite, 코카콜라의 청량음료)를 마시는지, 또는 그 지역에서 지난 3월 한 달간 1일 평균 소비량은 얼마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이 모든 정보는 코카콜라가 전세계에 걸쳐 더욱 나은 마케팅을 기획하는 동시에, 특정 계층을 겨냥하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일본 코카콜라는 한 해 25종이 넘는 새로운 청량음료나 차, 커피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을 기획하고 성공 여부를 추측하려면 훌륭한 정보도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코카콜라의 브랜드 기획 역사는 수십 년에 달하지만, 모든 코카콜라 자회사들이 단일 방식으로 연구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양적인 면에 치중한 자료가 있었는가 하면, 질적인 면에 치중한 것이 있었고, 그 두 가지를 절충한 것도 있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종류의 자료들로 인해, 코카콜라가 판매되는 200여 개 국가에서 서로 판이한 방식의 브랜드 기획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제 코카콜라이 브랜드 기획은 세계 어디에서건 「Inform」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이 회사이 새로운 기획시스템은 모든 브랜드 기획안에 150개의 질문을 던지고, 반복적인 절차에 따라 정보를 조합해준다. 1인당 국민 소득은 얼마인가? 소득 중에서 음료수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탄산음료의 시장침투율은? 「Inform」은 기획 입안자에게 이러한 사항들에 대한 관련 자료를 제시하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게 만든다. 이렇게 즉석에서 자료에 엑세스함으로써, 사용자는 브랜드 기획을 좀 더 신속하게 진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기획 입안자는 종이서류로 정리된 연구자료를 요약할 일이 거의 없다. 그저 이전의 연구자료와 축적된 기업의 지혜를 통해 배워나가면 되는 것이다.

만약 짐바브웨의 기획 입안자가 그 나라에 스프라이트를 출시할 최선의 방법을 모색중이라면, 「Inform」은 그에게 태국의 마케팅 담당자가 6개월 전에 같은 제품을 태국에 출시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때 짐바브웨의 담당자는 태국의 출시 경과를 검토해보고, 세부 사항을 더 알고 싶으면 태국의 기획 입안자에게 e-mail을 보내면 된다. 기획이 완료되면, 사업계획과 지원 자료가 한 자리에 함께 저장된다. 「Inform」은 모든 기획 입안자들의 `고유한 아이디어'를 첨가하는 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코카콜라는 자사의 시스템을 통해서 사고작업의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게 되길 희망한다.

정보공유는 또한 코카콜라의 전세계적인 광고활동도 지원해준다. 코카콜라의 글로벌 광고는 1년에 약 250건에 달하며, 코카콜라 브랜드 하나만에도 50건이나 된다. 이 회사의 글로벌 브랜드 프로세스는 표준 분류법을 이용해 시장별로 광고를 테스트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마케팅 브랜드 관리자는 「Inform」를 이용해 세계적으로 두루 테스트를 거친 광고 자료를 탐색하여 목표로 삼은 특정 인구 그룹이나 특정국가의 속성에 맞는 광고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마케칭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지역적인 특성에 맞게 광고의 마무리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코카콜라의 신입사원이나 전임자들은, 「Inform」과 같은 정보도구가 조직 내의 학습을 이끌어 주기 때문에 매우 신속하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다. 사원들은 특정 연구 부서나 특정 도시에 속해 있는 정보 보유자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다. 직원 모두가 전세계적으로 동일
한 정보와 동일한 사업계획 형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프랑스에서 근무하던 브랜드 관리자를 아르헨티나로 보내면서, 그가 도착 직후부터 전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업무에 임할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코카콜라의 부사장이자 마케팅 전략담당 이사인 톰 롱(Tom Long)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소비자 정보시스템을 이용해서 사업 기강을 세우고, 영역을 초월하는 일상적 업무를 관리한다. 우리는 또한 정보를 이용해서 반복 수행되는 업무, 다시 말해 브랜드 기획, 사업기획, 광고 테스트, 소비자 이미지 분석 등과 같은 업무로부터 최선의 결과를 얻어낸다. 정보 기술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정보가 어디 있는지 알려줄 수 있으며, 또 그들이 확고한 사업계획을 수립하도록 시킬 수 있는 것이다."

「Inform」이 처음 개발된 것은 1995년과 1996년 사이였고, 코카콜라 사원들이 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이었다. 처음에 「Inform」사용자는 본사의 마케팅 담당자 400명에 불과했지만, 1998년 중반에 이르러서는 총지배인, 연구원, 브랜드 관리자, 중간 마케팅 담당자들을 포함해 약 2,5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정보시스템의 도입은 사원들을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사원들을 더욱 똑똑하게 만들어, 시장변화에 대해 `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시장변화를 `예견'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코카콜라는 「Inform」덕분에 인간의 사고능력을 더욱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

정보는 유능한 사원들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해준다. 정보는 책임감을 창출하며, 변명이나 핑계를 없애준다. 톰 롱은 이렇게 말한다. "브랜드 기획 도구에는 지능이 없다. 훌륭한 정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직원들이. 이로 인해 지식의 활용성에 대한 우리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이제 우리는 정보를 단순히 기술하는 데서 벗어나 정보를 설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마케팅 담당자들이 거듭되는 성과를 얻기 위해 밝혀내야 하는 것은 소비자 행동양식의 원인에 대한 설명이다. 「Inform」은 우리에게 초점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우리는 정보를 통해 새로운 수준의 통찰력을 얻게 된 것이다. "

- 생각의 속도(빌게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