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에서 책을 읽고 있는 제나라 환공에게 마당에서 수레바퀴를 만들던
늙은 장인이 “무슨 책이냐”고 묻는다.

환공이 “옛 성인의 말씀”이라고 하자,
장인은 “이미 죽은 성인들의 말씀이라면 그건 말의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 것(然則君之所讀者, 故人之糟魄已夫)”이라고 되받는다.


환공이 화를 내자 늙은 장인은 자신의 경험을 들어 설명한다. ‘


바퀴 구멍에 바퀴살을 맞춤하게 끼우는 섬세한 작업은 짐작으로 터득해서 마음으로 느낄 뿐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자식에게도 전수하지 못하니 늘그막에도 이렇게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처지다.


그러니 옛 성인이 터득한 지혜도 말로 전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 대박과 쪽박(박봉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