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me】 시인의 마을

[성유리] 진혼제

2018.09.20 18:01

profe 조회 수:2

어머니 삼베치마를 입은 가오리연이
꼬리로 허공을 차며 솟구쳤다
네 귀퉁이 지느러미를 파닥이며 연은
서쪽으로 서쪽으로 길 떠나고 있었다

모든 걸 놓아버리고
가슴까지 휑하니 비운 모습이
추워보였다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고 있는 가는 끈만은
서로 놓아버리지 못하고
한참을 그렇게
우리는 목 아프도록 바라다보고만 있었다

난 칼을 꺼내 팽팽한 순간을 그었다
사선으로 끊었다
연은 비로소 가볍게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그래 보였다
그런 줄 알았다

아침 까치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니 감나무 가지 꼭대기에
연이 걸려 있었다
이슬에 온통 젖어
날 보고 있었다


- 2005 신춘문예 경인일보 -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5 Romantic history elegies and many different yxipiv 2021.07.21 0
214 Sex situation employing a fantastic appear ipeqi 2021.07.21 0
213 The bigger trouble affecting in order to basic day umulyb 2021.07.04 0
212 Really virtuous look day aboxeqe 2021.06.25 0
211 Erotic Edition The open space udeqyq 2021.06.17 0
210 [이장근] 파문 profe 2018.10.10 8
209 [이은규] 추운 바람을 신으로 모신 자들의 經典 profe 2018.10.10 12
» [성유리] 진혼제 profe 2018.09.20 2
207 [외국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admin 2017.03.27 16
206 [유안진] 자화상(自畵像) admin 2016.02.2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