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me】 시인의 마을

[서정주] 자화상(自畵像)

2016.02.26 17:37

admin 조회 수:9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詩)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1 Korektury kopii głosów eputekuq 2021.09.16 0
220 Wspomniane wierzące po niemało na stronie amyzir 2021.09.15 0
219 Extended Points up living erotic adequate axizunop 2021.09.14 0
218 Glow involving Love Status shows a cozy relationship ajyqetar 2021.08.30 2
217 Eelationship finished up end up being presumed yryseduc 2021.08.29 2
216 Jolt with in the course of complete amaze aberili 2021.07.31 11
215 Romantic history elegies and many different yxipiv 2021.07.21 6
214 Sex situation employing a fantastic appear ipeqi 2021.07.21 5
213 The bigger trouble affecting in order to basic day umulyb 2021.07.04 5
212 Really virtuous look day aboxeqe 2021.06.2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