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익히 앓은 봄인가
새소리도 먼 길처럼
날개를 부여 받아, 오월의 끝 인데야

숨막히게 그대 냄새 맡으려
나는 있지만
한곳에 모인
저,
연못마저 묵은 연두 빛조차
세상 눈꼽 때를 내놓듯 할까요

무심코 번뇌의 그 숲 길을 거닐다
그대의 사랑, 기억하는 선운사 가는 길인데
혹, 메마른 청춘은 어디로 갔는가

다만 내 눈이 맨 처음 뜨든 날
그대는 오월의 화려한 화장으로
예전에 내 눈을 멀게 했지요
마치,
봄 꽃뱀이 세월을 읽어가듯
그 산길을 사랑이란 말씨처럼 그렸을까요

목전에 유월은 다가오는데
새 세상 맡으려
그대가 그렇게 온데야
내 첫사랑이 온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