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
햇빛의 미소를 배우는 일이다.
스산한 가을날 아침 무렵
나뭇잎새의 이슬방울들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며 잠재우는
햇빛의 미소를 배우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햇빛의 손길을 배우는 일이다.
스산한 가을날 저녁 무렵
알몸이 된 나무들의 간절한 기도를
차마 떨치지 못하고 쓰다듬어 주는
황혼빛의 손길을 배우는 일이다.

아, 우리네 고단한 인생살이에
사랑을 한다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의 꽃을 피우는 일은
물처럼 그러나 잔잔한 호수처럼
모두 다 끌어안으며
아름다운 동화의 나라를 꿈꾸는 일

사랑한다는 것은
저 높은 산의 마음을 배우는 일이다.
하늘 아래 큰어른처럼 우뚝히 서서
손 아래 무릎 아래 형제들을 거느리고
묵묵히 묵묵히 미래를 명상하는
저 높은 산의 마음을 배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