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흐른다.
썰물 쫓기듯 바람이 흐른다.
바람이 솟구친다.
날개, 날개가 되어 솟구친다.
곤두박질을 친다.
목마른 바람이 아우성 되어,
육신을 잃은 소리, 소리를 뒤틀린다.

날개 꺾인 바람이
비늘로 섰다가 지느러미로 흐느적이다가
슬픈 바람으로 썰물에 섞여 흐르다가
소리, 소리로 솟구쳤다가
비늘로 서서 흐느낀다.

하늘 가운데 무수히 박힌 가슴속에 한 잎 비늘로
노오랗게 말리어 가는 비늘로 서서
기우뚱하고 더러운 시궁창에 곤두박질 한다.

가을을 앓는 아픈 강산의 우물속에 짠
해풍이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