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가슴안에 고이 담아놓은
갈기갈기 땅바닥에 내려놓기엔
아물지 않을 아픔
하얀 속살 드러낸 박처럼 너그럽지 못한채
눈물 겨워 달려가는 세월을
나 혼자 애써 가슴으로 감춥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침묵하면서
허공에 날려 보낼 수 없는 사연
알알이 강물이 흐르다 멈출까
낙엽이 바람이 불다 멈추어 내려 설까
알 수는 없지만

옷깃 여미고
너그러이 받아들일 그대 그리움을
찬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밤새 하얀 눈 내리면 발자국 남길지언정
내 밀다 멈춘 손 침묵한다

말없이 맺어버린
탐스런 빨갛게 익은 사랑의 열매
난 오늘도
무심코 허공을 가르며 매만지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또 침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