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곳 사람들이
나를 잡아가면서 어떻게 한 줄 아셔요
- 내가 먼저 봤다
- 내가 먼저 잡았다
아옹다옹 원수처럼 싸운답니다
내 모가지에 거금의 상금이 걸렸다나요
어머니 이곳 사람들이
나를 잡아다 놓고 어떻게 한 줄 아셔요
- 남주, 내가 잘 봐줄 테니까
석률이 형제 있을 만한 곳을 암시만 해줘 응
살래살래 삽사리처럼 꼬리를 흔든답니다
나 같은 놈 한둘만 더 잡으면 한 계급 특진된다나요

어떻게 보면
부자집 담을 지켜주는 불독 같고
어떻게 보면
부자집 마나님 앞에서 재롱을 피우는 삽살개 같고
사람같기도 하고 사람 같은 개새끼 같기도 하고
개새끼 같기도 하고 개 같은 사람새끼 같기도 하고
어머니 이곳 짐승 같은 사람들이
나를 고문실에 가둬놓고 어떻게 한 줄 아셔요
십자가 모양의 판자때기에 내 사지를 펴놓고
개 패듯 장작으로 팬답니다
사형대 모양의 가로대에 내 발목을 매달아놓고
콧구멍에 고춧가루를 먹인답니다
바늘 끝으로 손톱 밑을 쑤시기도 하고
두 다리가 맞닿는 그곳에
심지를 꽂아놓고 담뱃불로 불을 당긴답니다

어머니 이런 순간에는
인사불성으로 내가 나를 저주하는 이런 순간에만은
이 땅에 내가 태어난 것을 거부하고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