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들가들 턱 떨려라,
따슨 봄인가 빠끔히 창문 열고 나왔다가
되서리에 얼어 짓무른 손톱끝 발톱끝.

여덟 식구 밥시중 옷시중 설거지까지 마치고
손에 묻은 물기조차 씻을 새 없이
종종걸음 쳐 가던 등교길의 언 손 아이 내 누이야.
그렇지만 매양 지각하여
얼음 백힌 손을 쳐들고 벌을 서야만 했던 내 누이야.

너를 생각하면 지금도 두세두세 가슴 저려라,
밥짓기 설거지 빨래하기 싫다고
서울 와서 뒷골목 두터운 그늘에 깔려
어리배기 천치의 눈을 치뜨고 섰는 무우다리.
내 고향의 숫배기 누이들의 무우다리.

너희들의 상업은 또 오늘밤
한 묶음에 얼마씩 팔려가야만 한다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