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기다리는 건 환상이었다.
밖의 변화를 두려워하며 닫았던
시간의 그림자 뒤에서 나와
유치원 아이들처럼 앞서 달려간다.


숨겨져 있던 그늘의 소리들이
꿈틀거리며 일어서는 지하철 입구
수많은 생각들이 각자 달리는 그곳에서
길 잃은 척 허둥대는 네온사인을 만난다.


한번은 밝히고 지나야 할
나름대로 지고 있는 고통의 무게를 가늠하며
그 어둠속에서 나는
어깨에 앉은 참새떼가 날아오르길 기다리는
허수아비보다 참담했다.


흰뼈를 덜그덕거리는 가로수 사이를 걸으며
차가운 땀을 닦았다.
등지느러미의 날카로움으로 저항하는 생선들
피부에 일어나는 파동으로 버틴다.


몰래 버려진 쓰레기 봉지가 지키는 골목
입구에서 나는
오래 지니고 있던 부적을
슬쩍 떨어뜨리고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