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느 뒷골목
번지 없는 주소엔들 어떠랴.
조그만 방이나 하나 얻고
순아, 우리 단 둘이 사자.

숨바꼭질 하던
어릴 적 그때와 같이
아무도 모르게
꼬옹 꽁 숨어 산들 어떠랴.
순아, 우리 단 둘이 사자.

단 한 사람
찾아 주는 이 없은들 어떠랴.
낮에는 햇빛이
밤엔는 달빛이
가난한 우리 들창을 비춰 줄 게다.
순아, 우리 단 둘이 사자.

깊은 산 바위 틈
둥지 속의 산비둘기처럼
나는 너를 믿고
너는 나를 의지하며
순아, 우리 단 둘이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