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갈매기 되어 날아가면

나 잔잔한 바다 되어 함께 가고

그대 비를 맞으며 걸어가면

나 그대 머리 위 천막 되어 누우리라

그대 지쳐 쓰러지면

나 바람 되어 그대 이마 위 땀 식혀 주고

여름 밤 그대 잠 못 이뤄 뒤척이면

방충만 되어 그대 지켜 주리라

눈이 와서 그대 좋아라 소리치면

난 녹지 않는 눈 되어 그대 어깨 위에 앉고

낙엽 떨어 지는 날 그대 낙엽 주우면

난 그 낙엽 되어 그대 책 안에 갇히리라

그렇게 언제나 그대 있는 곳에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