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와 아랫배는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가장 빼고 싶어하는 부위로 꼽힌다. 강남의 닥터최바디라인클리닉이 20~40대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자들이 살을 빼기 원하는 부위는 허벅지가 3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 이 뱃살 28명, 종아리 17명, 팔뚝 16명이고, 얼굴살 8명 순이었다.
하지만 여자들이 살을 빼고 싶어 하는 부위는 살찌는 순서와 거의 일치하고 살 이 빠지는 순서와는 정반대다.
우리 몸의 지방은 성과 연령에 따라 살이 찌는 부위가 달라지는 `신체 분포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지방분해 및 저장에 관여하는 효소인 `리포단백리파제'(lipoprotein lipase.LPL) 의 활성 부위가 성별로, 그리고 나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LPL은 사춘기 때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 면서부터는 복부 쪽에서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사춘기 때는 하체(허벅지, 엉덩이, 종아리)에, 중년 이후에는 복부에 집중적으로 지방이 축적된다.
이와 함께 우리 몸에는 지방을 더 빨리 분해하도록 도와주는 베타(β)수용체가 있는데 주로 얼굴 등 상체에 많다. 반면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알파-2(α2) 수용체 는 하체 부분에 더 많다.
따라서 살이 빠질 때는 지방세포 분해효소의 활성도가 높은 얼굴이나 어깨부터 분해되고 수분이 빠져나간다. 이 때문에 하체의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더라 도 얼굴살이 먼저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여성형 비만은 하체부터 군살이 붙는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살이 붙고 그 다음이 복부 및 허리, 가슴과 팔뚝, 목, 얼굴 등의 순이다. 반대로 빠질 때는 얼굴 이나 가슴 등 상체부터 시작해서 복부와 다리 등 하체가 마지막으로 빠진다.
이는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의 활동으로 출산 및 수유를 위한 엉덩이, 허벅지 주위 등의 지방이 쉽게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갱년기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 겐이 적어지면서부터는 남성형 비만인 복부비만이 증가한다.
중년 이후 여성이 아랫배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외에도 혈관의 분포와 혈액순환의 정도에 따라 신체 부위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혈관이 발달해 혈액순환이 잘 되는 곳은 비교적 살이 잘 빠지고 그렇지 않 은 곳은 잘 빠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