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천냥이면 간장은 구백 냥이다.]
는 재미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몸의 값이 천냥이라고 하면 간장을 구백 냥 정도 쳐준다는 말입니다. 사실 유기적인 인체의 기능은 어느 장기 하나라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모두 값어치 있는 생명의 일부입니다.
무한한 생명의 값에 대해 전체적인 값을 매긴다는 점은 분명히 모순입니다. 그러니 유한한 물질적인 부분에 대해 값을 매겨서 다른 장기의 중요성에 비교해 가치를 매겨 본 것일 겁니다. 그래도 그렇지 다른 심장이나 폐, 비, 신 같은 중요한 장기는 놔두고 간장에 무려 9/10을 매기는 것은 과장이라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간장은 가치가 얼마나 될까요. 한 번 값을 다시 매겨 봅시다.
우선 기본적으로 오장육부의 하나인 간장이라는 점을 들어 100냥의 값을 매겨야 합니다. 육부의 하나인 삼초는 형체가 있지 않으므로 배제합니다. 그리고 담낭은 물질적으로 보면 간에서 만든 담즙을 저장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담낭이 없어도 생명은 유지됩니다. 그러므로 담이 가지고 있는 100냥을 간의 것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영양이 부실했습니다. 지금보다 물자가 부족해 몸에 양분을 저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전신의 대사에 필요한 물질을 어디서 만듭니까? 당연히 간장입니다. 우선 비위장에서 흡수한 영양물질을 간에서 받아 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비위장이 가지고 있는 값어치는 결국 간의 손아귀에 있습니다. 그런데 비위장만이 아닙니다. 소화기는 모두 간의 관할에 있게 되므로 대소장이 포함됩니다. 그러므로 400냥이 간이 틀어쥐고 있는 셈입니다.
심장은 어떻습니까? 간에서 근육대사에 관한 효소들을 기타 에너지의 원인인 지방, 당의 대사를 관장합니다. 이것은 그대로 심장의 박동의 원동력입니다. 그러므로 심장의 기능은 간에 매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100냥도 간의 것입니다. 그런데 폐와 신장 방광은 쉽게 간의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대략 700냥은 간이 가지는 값어치입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신장과 방광 그리고 폐에 대한 값어치를 크게 매기지 않았습니다. 돈 많은 사람이야 별문제이지만 대부분 불우했던 서민들은 공기 좋고 그렇게 환경이 나쁘지 않았던 시절이라서 폐에 대한 값어치를 매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장과 방광도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오로지 먹고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에만 큰 값어치를 두었습니다. 그래서 사는 목적이나 방법을 먹고사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저 먹고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프리미엄이 붙어서 간은 900냥을 호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