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엔 두릅이 '딱'

[음식 동의보감]나무껍질 말려 차로 끓여 마시면 당뇨-신장병에 좋아

어머니들이 대개 그렇듯이 내 어머니도 식구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음식이 있으면 꼼꼼히 챙겨두었다가 상에 올리곤 했다. 그중의 하나, 이맘때면 어김없이 상에 오르던 것이 두릅이다.

어떤 때는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두릅초회가, 또 어떤 때는 꼬챙이에 꿰어 밀가루를 바르고 달걀을 씌워 노릇노릇 지진 두릅적이 식구들의 입맛을 돋웠다. 특히 쌉쌀하면서 시원한 두릅 물김치는 일품이었다. 소금물에 두릅을 살짝 절인 후 얄팍하게 썬 무와 실파, 생강, 마른 붉은고추와 함께 물김치로 담그는 것이다. 한데 두릅 물김치는 오래 두고 먹기보다는 금방 만들어서 먹는 것이 더 좋다.

인삼에 있는 사포닌 성분도 함유
두릅나무는 우리나라 곳곳의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식물로, 5월 전후해서 갓 돋아나는 어린 순을 꺾어서 먹는다. [해동죽지(海東竹枝)]에서는 용문산의 두릅이 특히 맛있다고 했으며,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는 겨울에 두릅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다. "시월에 두릅가지를 베어 더운 방에 두고 따뜻한 물을 주며 키워서 봄이 오기 전에 순이 돋게 하여 주안상을 차렸다." 굳이 이렇게 겨울에도 두릅을 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요즘 나오는 두릅만큼은 결코 놓치지 말자. 맛도 맛이지만 건강식품으로서의 효능도 크기 때문이다.

두릅나무의 껍질을 벗겨서 말린 총목피는 당뇨병을 다스리고 위를 튼튼히 할 뿐만 아니라 신장병에도 좋다. 실제로 동물실험 결과 혈당수치를 내리고 혈중지질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총목 피를 이용하려면 두릅차를 끓여두고 수시로 마시는 방법이 있다. 잎이 돋아나기 전에 나무껍질을 채취해서 가시는 깨끗이 떼어내고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려둔다. 그런 다음 물에 넣고 은근한 불에다 천천히 끓여 우려내서 음료 대신 자주 마시면 된다.

우리가 흔히 먹는 두릅순에도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다른 채소에 비해 단백질이 아주 풍부하고 비타민A와 C, 그리고 칼슘과 섬유질 함량이 높다. 때문에 다이어트하려는 많은 여성에게 효과적인 식품이라 할 수 있다. 변비나 빈혈,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또한 두릅에는 사포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사포닌은 신비의 영약으로 여겨지는 인삼의 중요한 성분이기도 하다. 알고 보면 인삼이나 오갈피 등의 약재도 모두 두릅나무과에 속한다고 하니, 두릅의 효능에 대해 번거롭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두릅이 당뇨병에 효험을 있는 것도 바로 이 사포닌의 작용으로 보인다.

두릅줄기나 뿌리로 생즙을 내어 먹는 방법도 있다. 이 생즙은 신경쇠약이나 우울증에 이용하면 좋은데, 요즘처럼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이용해볼 만하다. 하지만 생즙을 내어 먹을 때는 되도록 재배된 것보다, 냄새와 쓴맛이 강한 야생 두릅을 쓰는 것이 좋다.

- 뉴스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