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연발생설
중국, 인도,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 세계 각지에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나 이야기 가운데에는 열과 진흙으로부터 구더기나 곤충이 생긴다는 자연발생설을 기술한 부분이 발견된다. 또한 고대 그리이스 시대에도 생명의 기원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다루어졌고 여러 가지 학설들이 발표되었다. B.C. 350년 경에는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 ; B.C. 384∼322) 가 생명의 기원에 관한 자연발생설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많은 곤충과 진드기들이 그 모체로부터 생겨나고, 그 외에도 이슬, 진흙, 먼지, 땀 등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나며 새우나 뱀장어 등도 진흙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다는 내용의 학설을 기술함으로써 결국 생명의 기원에 대한 논쟁을 자연발생설로 종지부를 찍기에 이르렀다. 이 시대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너무나 위대하였기 때문에 감히 그에게 대항할 수 있는 학자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은 제자들에
의해 계승되었고 오랜 세월동안 생명현상에 대한 정답으로 인식되었다.
17C. 후반에 이르러 네덜란드의 레이벤후크( Anton van Leeuwenhoek ; 1632∼1723) 가 현미경을 발명한 이래 현미경을 사용함으로써 미생물의 세계가 발견되었다. 19C. 중엽에는 프랑스의 화학자이며 미생물학자인 파스퇴르( Louis Pasteur ; 1822∼1895)가 부패는 공기 중의 미생물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미생물이라 할지라도 모체인 종자가 없으면 생겨나지 않으며 생물은 무생물에서 쉽게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 자연발생설을 전면 부인하였다.
(2) 자연선택설
18C. 중엽 스웨덴의 박물학자 린네( Carl von Linn ; 1707∼1778)는 다양한 생물속에 포함되어 있는 유사점을 정리하여 생물계 전체를 하나의 체계로서 볼 수 있도록 한 생물분류학을 만들어 놓았다. 이것은 이명식(二名式)의 체계로서 모든 식물과 동물에 2개의
라틴어 단어로 된 이름 - 앞의 단어는 속(屬)의 이름, 뒤의 단어는 종(種)의 이름 - 을 부여한 것이다. 이 사상은 점차로 발전하여 19C. 중엽에는 영국의 다윈( Charles Robert Darwin ; 1809∼1882)이 [ 종의 기원] 을 통하여 진화론을 발표함으로써 생물계에 대한 통일적인 이해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즉 생물의 종은 하등의 것으로부터 진화된 것으로서 이 진화를 추진하는 것은 자연계에서의 도태(=선택)라고 생각하는 자연도태설 또는 자연선택설이 그것이다.
다윈의 생각을 거꾸로 더듬으면 고등생물에서 하등생물로, 그 하등생물을 탄생시킨 보다 더 하등생물로…… 이렇게 해서 마침내는 이 지구 상에서 가장 하등인 생물에 이르게 되며 필연적으로 이 생물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가라는 생명의 기원 문제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다윈은 이것이 다루기에 대단히 곤란한 문제라고 생각하였고, 생명의 기원은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실험과학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였다.
(3) 우연발생설
생명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설명 중의 하나는 우연발생설로서, 생명의 발생은 지구상에서 좀처럼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우연이 몇 개 거듭되어 단 한 번 일어난 초자연적, 또는 그것에 가까운 있을 수 없는 우연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분자생물학자 모노( Jacques L. Monod ; 1910∼ )도 우연에 의해 생긴 환경정보가 자연의 선택을 거쳐 필연의 것으로 되는 과정에서 생물이 진화된다고 주장하였다. 이 경우 아무리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것일지라도 단 한 번만 일어나면 그것으로 생명의 기원 문제는 해결되고 말지만 이러한 상상적 생각이 그 이상의 실증이나 논의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4) 지구외 발생설
또 다른 설명은 지구외 기원설이다. 지구의 생물은 지구상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우주의 다른 어느 장소에서 생겨나 우주여행을 통해 지구에 도착해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 이외의 생물이 생겨난 별에서는 그 생물이 어떻게 탄생 되었겠는가.
그러므로 이 설은 생명의 기원 문제를 한 단계 앞에서 설명할 뿐 근본적인 의미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주지는 못한다.
(5) 화학진화설
20C. 중엽에 이르자 생명의 기원 문제는 화학진화설이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소련의 생화학자 오파린( Aleksandr Ivanovich oparin ; 1894∼1980)의 가설에 의하면 한 시기에 지구상에서 형성된 탄화수소가 질소, 산소와 반응하여 먼저 간단한 유기 화학물을 만
들고, 그것이 여러 가지의 변화를 거쳐 원시생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구의 생성 초기에 생명의 기초가 되는 간단한 유기 화합물 - 탄소 화합물로서 CO나 CO2보다 복잡한 화합물 - 이 자연히 합성되었고, 이 유기 화합물이 서로 반응하여 차례로 보다
복잡한 화합물이 되어 최종적으로 지구상 최초의 생물이 출현하였으며 이 최초의 생물이 진화하여 인류의 출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생명의 탄생을 지구환경 하에서의 물질 진화의 한 결과로 보고, 생물이란 화학물질이 진화한 결과 필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20C. 후반에 들어서면서 생명에 관한 연구가 또 다시 활발해졌다. 분자생물학의 탄생은 복잡한 생물현상, 예를 들면 유전에 관한 문제 등을 분자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생명에 관한 문제를 한층 더 깊이 파고들어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생명에 대해 인간이 탐구하고 설명한 ' 생명과학'은 단지 하나의 가설이며 부분적인 것일뿐 이 역시 생명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은 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