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수산화나트륨=비누+글리셀린


비누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시민들은 논쟁만 하는 게 아니라 폐식용유의 재활용을 겸해서 손수 비누를 만들고 있습니다. 생활의 장에 기술을 되찾아 나가고 싶기 때문에 성가시지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문 지식을 생활의 장에서 잘 써먹는 데는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오해로 인한 혼란의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초 지식이 모든 사람에게 쌓여 있으면 오해는 적어지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과 과목을 복습해 봅시다.

비누는 기름과 수산화나트륨으로 만듭니다. 기름을 화학식으로 써 보면 윗 그림과 같이 됩니다. 기름의 종류에 따라 R이라고 쓰인 곳이 바뀌고 분자의 수가 많아지게 되면 고체 상태인 유지, 적어지게 되면 액체 상태인 기름이 된다고 파악합니다. 첫번째 오른쪽의 CH2-CH-CH2에 수산화나트륨 Na가 들어가 바뀌면 비누가 됩니다. 오른쪽의COONa쪽이 물과 친하고 왼쪽의 R쪽이 기름과 친하기 때문에 물과 기름이 섞이는 것이지요. 합성 세제의 LAS(직쇄형 알킬벤젠본산 나트륨)은 R-원소기호-SO3Na라는 구조로 약간 다릅니다. 그래서 독성이나 분해성이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시가현이나 치바현에서는 시민들이 돈을 모아 폐식용유를 원료로 하는 비누 공장을 차렸습니다. 몇 년 전쯤부터 더욱 손쉽게 가정에서 만드는 방법이 전수되고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폐식용유를 한 말 정도를 수산화나트륨과 섞는 것인데 그때에 밥을 넣습니다. 밥은 반응식과는 관계없지만 넣게되면 비누가 잘된다는 것입니다. 이걸 소개하는 사람은 밥이 촉매의 역활을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누의 사용 운동을 추진하고 있던 시가현에서는 현직 공무원이 직접 만드는 비누를 사용하지 말라고 해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폐식용유를 그대로 사용한다. 둘째, 생성물인 글리셀린을 제거하지 않는다. 셋째, 밥을 넣으므로 불순물이 많다는 것입니다. 또 그 근거로 시판 비누에 비해 BOD가 약 2배나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불순물과 BOD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의 공무원이 말한 영향은 클 수밖에 없어서 자제를 하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밥이 불순물인가 첨가물인가는 하는 문제는 입장에 따라 변합니다. 만든 사람에게는 밥이 첨가물이지 불순물이 아닙니다. 또 글리셀린은 피부를 보호하는 약품이기 때문에 들어 있어도 영향이 없다는 것입니다. 비누가 검게 되는 것은 튀김에 사용한 밀가루가 탔기 때문입니다. 검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밀가루가 탄다는 것에 굳이 나쁜 이미지를 심어서 불순물이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름기를 제거한다는 목적만을 중시하면 글리셀린이나 밀가루 같은 것이 불순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양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부담이 커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BOD 수치의 크기로 물의 오염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치가 높아지면 환경이 약화된다고 단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책임있는 발언을 할 때에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BOD란 Biochemical Oxygen Demand(생물 화학적 산소 요구량)의 약자로 물속의 미생물이 37도에서 5일간 먹는 유기물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먹는 유기물의 양과 그것을 체내에서 분해할 때 사용하는 산소의 양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유기물이 많으면 물 속의 산소가 많이 소비됩니다. 그래서 사용된 산소의 양을 재면 유기물의 양을 알 수 있습니다. BOD란 미생물의 5일간 먹는 먹이의 양 이라고 일단 외워 둡시다. 그러면 맛없는 합성 세제의 BOD는 비누보다 낮을 것이라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고 BOD가 높으면 환경이 나쁘다고 단선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글리셀린, 밥은 아마 맛있는 먹이였기 때문에 BOD가 높아졌을 것입니다. 나중에, 효고현 생활과학연구소가 시판 비누나 직접 만든 비누나 환경 부하(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같다고 발표를 해 시민들도 안심을 했습니다. 미생물이 먹이로 삼아서 먹어 치우는 속도가 다를 뿐 어쨌든 먹을 수 있는 물과 이산화탄소가 된다. 같은 무게라면 먹이의 양도 같다. 따라서 환경 부하는 같다 라는 명쾌한 설명이었습니다.

시민들은 한 가지 배웠습니다. 비누라고 해도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속옷에 묻은 기름기는 체내에서 분비된 것이 대부분으로, 팬티라고 해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매일 빨래를 해서 빼내려고 하는 것은 빨래에 묻은 때가 아닙니다. 다름 아닌 더럽다고 생각하는 마음일 뿐입니다. 그것은 물이나 비누도 빠지지 않습니다.

- 환경과 친해지는 50가지 이야기(모리즈미 아키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