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리 먹어도 체중이 늘지도 않고 살도 찌지 않는 체질이야. 특별히 하는 운동도 없는데…』

이 얼마나 부러운 얘긴가. 이런 말을 과학적으로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먹을 것 다 먹으면서도 체중 걱정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다면 그 처럼 행복한 일도 없으련만, 과학적으로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우리 모두 먹는 음식의 종류와 양을 제한하면서 살아야 한다. 우리나라 성인남성의 하루 권장 영양은 2천5백㎉다. 일반적으로 말해 이보다 많이 섭취하면 결국 체중이 늘게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이 대개 음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열량과 운동 할 때 소비되는 열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해 서로 비교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큰 사과 한개나 계란 프라이 하나가 약 1백㎉의 열량을 주며 이는 체중 70㎏인 성인남자가 5분간 뛰거나 20여분 걸을 때 소비되는 열량과 같다는 것을 몇 사람이나 알고 있을까. 맥주나 콜라 250㎖는 사과 한개 먹는 것에 해당하며 10여분 수영할 때 소비하는 열량과 맞먹는다.

햄버거 한개는 약 3백50㎉에 해당해 20여분 뛰거나 40여분 자전거를 타거나 한시간 정도 걸을 때 소비되는 열량과 같다. 그렇다면 이렇게 일일이 음식물의 칼로리를 따져야 할까. 1㎉는 모두 똑같을까. 물론 그렇다. 하지만 이 대답에는 좀 억지가 들어있다.

설명하자면 어느 주전자에 들어있든간에 물 1ℓ의 온도를 섭씨 1도 올리려면 에너지(열량) 1㎉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체는 물주전자와는 달라 훨씬 복잡하다. 우리 각자는 음식이 주는 열량에 달리 반응한다. 심장박동, 호흡시 폐의 운동, 간 신장 및 기타 기관이 우리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각자의 역할을 해내느라 소비하는 전체 열량, 즉 기초대사 열량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또 음식물을 소화하고 대사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로 바꾸는데 소요되는 열량도 사람마다 차이가 난다.

이를 합쳐 우리는 흔히 체질이라 부르던가. 인체는 기계나 계산기 가 아니며 모두 제각기 개성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칙이 있다. 섭취하는 에너지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많으면 남는 양이 우리 몸에 저장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많이 먹으면 살이 찌게 마련이다. 따라서 음식물의 칼로리는 꼭 따져야 하며 각자의 체질에 어울리게 골고루 알맞게 먹어야 한다.

- 동아일보